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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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213


               쇠를 끊는 의리여,누가 그와 같을 것이며,
               -마음에 사람을 저버리지 않으면
               돌보다 굳은 마음이여,그런 이만이 이와 같도다.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어떤 승이 충(忠)국사에게 묻되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
                까?”하니,국사가 대답하되 “문수당 안의 만보살이니라”하였
                다.승이 이르되 “학인이 알지 못하였습니다”하니,국사가 이
                르되 “대비천수안(大悲千手眼)이니라”하였다.
                  불감(佛鑑)이 송하되 “시절이 풍년이니 채소값이 싸서/온 천
                지에 나복(蘿蔔)이 가득하다/한 푼에 한 개를 사니/얻은 이는

                배불러 씩씩댄다”하였으니,여기서 천동과 운문이 각각 한쪽
                손을 내밀어 다리 부러진 솥을 들어올리는 도리를 볼 것이다.
                   주역(周易) 계사(繫辭)에 이르되 “군자의 도는 나가거나,들

                어가서나,말하거나,잠잠할 때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는다”하였으니,마음을 함께한다 함은 그
                향취가 난초같이 한다는 뜻이다.주(註)에 이르되 “쇠는 굳고
                굳센 물건이로되 능히 그것을 끊는다 하니,날카로움이 심함을
                말한다”하였다.

                   모시(毛詩)  패백주(邶柏舟)에 이르되 “내 마음 돌이 아니어
                서 굴릴 수 없고,내 마음 자리[席]가 아니어서 걷을 수 없다”
                하였는데,주에 이르되 “돌은 비록 견고하나 굴릴 수 있고,자
                리는 비록 평평하나 걷을 수 있는데,오히려 자기의 마음은 돌
                과 자리보다 굳고 평평하다는 뜻이다”하였으니,일러 보라.충
                국사와 불감과 운문과 천동이 그렇게 성급해서 무엇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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