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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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에서는 삼매에서 일어난다”하였고,또 이르되 “티끌마다 그
렇고 법마다 그렇다”하였는데,그 승이 물은 의도는 운문에게
곧장 드러내 주기를 바랐거늘,운문은 이르되 “발우 안의 밥이
요,통 속의 물이라”하였으니,일러 보라,드러낸 것인가,드러
내지 못한 것인가?어떤 이는 소리와 함께 현실을 물리치고 구
절 속에 기틀을 드러낸 것이라 인식해 버리기도 하고,어떤 이
는 이르되 “발우 안의 밥이란 알알이 둥글었고,통 속의 물이
란 방울방울 젖는다”하고,또 어떤 무리는 뭐가 그리 다급한
지,이르되 “발우 안에 밥이 있고 통 속에 물이 있다”하고,불
과(佛果)는 이르되 “3년 동안 양치질을 한 것은 바로 그대들을
위한 때문이라”하였고,설두는 이르되 “말 많은 납자들이 쉽
사리 입을 떼지 못하는 것은 원래 담(膽)이 작기 때문이다”하
였는데,그대들은 천동이 얼굴 가죽을 찢어낸 도리를 보라.
송고
발우 안의 밥과 통 속의 물이여,
-종지에는 담고 국자로는 물을 뜬다.
입을 열어 쓸개를 보이면서 알아줄 이를 구했네.
-그러나 분명함이 극하기를 바라니 도리어 얻은 바가 더디게 하였다.
생각하려고 망설이면 문득 이류․삼류에 떨어지고
-천동은 제4류라.
얼굴을 마주했지만 문득 천만 리를 이룬다.
-반드시 빨리 돌아올 것이다.
소양(韶陽:운문)스님은 약간 비슷했으니
-감히 보증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