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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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13


               서(序)











               보조의 서



               지극한 성인의 명맥,역대 조사들의 대기,뼈를 바꾸어 놓는 신령한
            처방,정신[神]을 기르는 오묘한 술법이여!저 설두선사께서 종지와 격식
            을 뛰어넘는 뚜렷한 안목을 갖추시어 바른 법령을 이끌어 내면서도 모습
            을 겉으로 드러내시지 않으시며,부처를 단련하고 조사를 담금질하는 집
            게와 망치를 손에 들고 선승이 자기 초월[向上]에 필요한 요점을 말해
            주셨다.은산 철벽이니 뉘라서 감히 이를 뚫을 수 있으리오.몸뚱이가 쇠
            로 된 소를 무는 모기와 같아 입질을 할 수 없다.대종장을 만나지 않았
            더라면 깊고 미묘한 이치를 어떻게 다 할 수 있겠는가?
               이에 불과 원오(佛果圜悟)스님께서 벽암(碧巖)에 계실 때 수행하는 이

            들이 잘 몰라 이 미혹을 깨우쳐 주실 것을 청하니,노장께서 이를 어여
            삐 여기셔서 자비를 베풀어 저 깊은 밑바닥을 파헤쳐 주시고 깊은 이치
            를 드러내어 명백하게 딱 가르쳐 주셨으니,이것이 어찌 알음알이를 가
            지고 한 것이겠는가?백 칙의 공안을 첫머리부터 하나로 꿰어 수많은 조
            사스님네들을 차례차례 모두 점검했다.
               화씨(和氏)의 구슬에는 본래 티 하나 없었지만 인상여(藺相如)가 진나
            라 임금을 속였듯이,지극한 도는 실로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종사께서
            자비를 베풀어 말로써 잘못을 고쳐 주셨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렇게 이해해야만 원오스님의 사무치는 노파심을 알게 된다.그러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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