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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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림고경총서 완간사(禪林古鏡叢書完刊辭)
쉽게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떠난 길이 가면 갈수록 멀고도 멀
고 험하고 험하기만 하였습니다.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는 선조의 시구도 있지만,
정말 가다가 멈추고픈 마음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 동안 성철 종정 큰스님을 오랫동안 모시고 살면서,당신께서
한국 불교의 현실을 직시하시고 생애에 몇 가지 이루어 놓고 싶으신
일이 있으심을 제 나름대로 촌탁해 왔습니다.
그 일이란,
첫째,돈오돈수(頓悟頓修)를 표방하는 선종정통 종지의 천양
둘째,불전의 범어원전 연구자 양성
셋째,강원의 대학화로 승려 자질의 향상 등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동국대학교에서 한국불교학회가 주최하는 세미나
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세미나에 참석하고서 저는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보조스님의 돈오점수사상을 연구하는 분들은 이렇게 많은데 큰
스님의 돈오돈수사상을 연구하는 분들은 아무도 없구나!”하는 현실
에 대한 절박한 인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야산으로 돌아와서 큰스님께 여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