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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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의 새 길이 열리다
해인총림 방장 성철 큰스님께서는 1981년 1월에 대한불교조계종 6
대 종정에 추대되셨습니다. 그해 12월 1일에 『선문정로禪門正路』가 출간
되고, 그 다음해인 1982년 7월에는 ‘본지풍광本地風光’이 『산이 물 위로
간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이 두 책을 받아들
고 매우 흔연해 하시며 “나는 이제 부처님께 밥값했다. 이 두 책을 제대
로 터득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바로 아는 사람일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선문정로』의 내용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중천조重闡祖이자 송
광사 16국사 문중의 초조인 보조지눌국사普照知訥國師의 ‘돈오점수’를 비
판하면서 선종의 정통은 ‘돈오돈수’라고 하는 주장을 담고 있었으므로,
전통적인 한국 불교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750
여 년 동안 한국 선불교의 전통으로 추앙받아 온 보조국사에 대한 도
전장이라고 여겼으니, 보조국사를 숭모하는 이들의 충격은 상상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종문宗門은 물론 불교학계에서는 『선문정로』에서 제기
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보조국사의 사상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종정이 되었다고 보조국사를 힐난한다.”라고 큰스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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