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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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학에 불교 관련 교수님들이 많이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부산

            에 불교학회가 없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심정사 창건과 아울러
            부산에도 불교학회를 설립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으니 교수님이 앞장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 교수의 노력으로 2006년 6월에 고심정사에서 부산과 경남을 중

            심으로 동아시아 불교문화를 아우른다는 취지하에 ‘동아시아불교문화
            학회’가 창립총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부산에 최초로 불교학회를 설립

            하는 데 고심정사 회주로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
            다. 그리고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불교학자들을 편집위원으로 모시

            고 학회지 발간에 박차를 가하는 등 노력을 하여, 곧 고심정사를 떠나
            2012년부터 매년 4회 학회지를 발간하는 우수한 학회로 당당히 성장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상에 놓인 학회지(2013년, 제15집)를 펼쳐보다가

            「『선문정로』 문장 인용의 특징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어느 분이 이런 글을 쓰셨나? 하고 보니, 고심

            정사 불교대학 초기부터 강의를 해 오신 동의대 중국어학과 강경구 교
            수님이셨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고마운지, 그리고 얼떨떨한지 복받쳐 오

            르는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웠습니다. 사실 이래저래 돈점논쟁이 수그
            러들었다고는 하지만 종문宗門과 불교학계에는 여전히 “성철스님은 자기

            분수도 모르고 보조국사를 폄하했다.”라는 비난이 ‘꺼지지 않은 불씨’처
            럼 백련암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동안 돈오점수 연구 논문은 쌓여 가도

            성철스님의 돈오돈수를 이론적으로 외호하는 학자나 논문은 만나기가
            어려웠던 실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성철 종정 예하께서 열반에 드

            신 지 20년이 지나 강경구 교수의 논문을 만났으니 그 기쁨과 반가움
            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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