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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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퇴옹학보』 제17집



            Ⅰ. 들어가는 말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수행자 가운데 한 명인 퇴옹성철(退翁性徹,

                          1)
            1912-1993) 스님 은 교학을 학습하고 수행에 입문해 일가를 이룬 ‘사교
            입선(捨敎入禪)’형(型)의 출가자는 아니다. 깨침을 체험한 뒤 교학을 고찰
            한 ‘현증찰교(現證察敎)’형의 선사(禪師)다. 퇴옹의 수행이력이 이를 증명

            한다. 1936년 봄 출가한 퇴옹은 29세 때인 1940년 동화사 금당선원에
            서 안과 밖이 분명하게 ‘존재의 실상(實相)’을 체득했다. 엄격한 수행으로

            증득한 체험에다 1948년 김병용 거사로부터 기증받은 불서 등을 연찬

            해 얻은 식견(識見)을 보태 1950년 전후 자신의 ‘중도적 불교관(佛敎觀)’을
            확립했다. 문경 봉암사 결사, 통영 안정사 천제굴 주석, 대구 파계사 성

            전암 폐관(閉關) 등을 거치며 견해를 더욱 정밀(精密)하게 체계화했고,
            1967년 동안거 기간 해인사에서 진행된 ‘백일 동안의 법문(法門)’으로 독

                                                2)
            창적인 관점을 공표했다. ‘퇴옹의 불학(佛學)’ 은 1976년 발표된 『한국불교
            의 법맥』, 1981년 출간된 『선문정로(禪門正路)』, 1982년 상재(上梓)된 『본
            지풍광(本地風光)』,  2014년  개정·증보되어  간행된  『백일법문(百日法門)』

            (1992년 초판), 해인사에서 주로 진행된 대중법문 등을 통해 세상에 널리





            1)  이하 퇴옹으로 약칭. 퇴옹의 수행이력은 『성철평전』에 수록된 「퇴옹성철 대종사 행장」을 따
              랐다. 이하 동일.
            2)  불교(佛敎)’와 ‘불학(불교학, 佛學)’은 다른 개념이다. 종교적 견지에서 볼 때는 ‘불교’를, 불
              ‘
              교관련 문헌이나 역사 등을 학문적으로 분석할 때는 ‘불학(불교학)’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
              용한다. 본고도 이 원칙에 따랐다. 한편 본고의 밑줄, 한문 표점과 해석, 티베트어 해석 등
              은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모두 필자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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