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퇴옹학보 제17집
P. 100

100 • 『퇴옹학보』 제17집



            Ⅰ. 들어가는 말




               『백일법문』은 퇴옹 성철(1912-1993)이 해인사 초대 방장으로 취임한

            1967년, 그 해 동안거를 맞아 백일[1967년 12월 4일(음 11월 3일)부터 1968

            년 2월 18일(음 1월 20일)]동안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법문한 것을 녹취하여,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그런데 성철이 백일 동안 법문한 이유는 무엇일

            까? 그 이유를 원택은 “당시 사부대중의 불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방편설이 많아서 불교의 근본 입장을 중도사상의 실천에 두고서 기초

            적인 교리에서부터 시작하여 당시에 확립된 여러 주장들을 소개하면서

            선의 바른 길로 곧장 나아갈 것을 간곡히 말씀하신 법회였습니다.”(『백일
            법문』, 초판후기)라고 표현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백일법문』은 단순히 기

            초적인 교리를 담은 법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원택은 원고작업
            을 끝낸 후에 『백일법문』은 “불교 전반에 관한 것이지만 개론서적인 것

            만도 아니었습니다. 법문의 핵심은 중도사상에 두고서 인도의 근본불교

            에서 시작하여 중관, 유식 등의 사상 그리고 중국의 천태, 화엄, 법상
            교학, 선종사상과 우리나라 선종연구와 오늘 선문이 나아갈 길까지 언

            급해 두신 것이었습니다. 『백일법문』은 일백 개의 해[百日]가 솟아 있는

            법문이었습니다.”(『백일법문』, 초판후기)라고 하였듯이 그 내용이 방대하고
            깊이 있는 불교 교리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기반을 중도에 두고

            있는 법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서재영도 『백일법문』의 순서와 구

            성 및 인용된 경론을 분석한 후에 “백일법문은 단순한 설법집이 아니라
            방대한 논증자료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저술된 전문논저임을 알 수 있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