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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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59




                                        153)
                    지[보고 듣고 생각하고 아는 것 ]에 이르러 또한 생멸심[마음이 생기거나
                    사라지는 것]의 횟수를 능히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154)




               고 하였던 것처럼, 감산은 『팔식규구통설』의 저작 의도는 참선 수행자

               를 위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성철도 8가지 식을 설명
               하는 중에 “유식부의 경론이 아닌 선어록에서 발췌한 것을 말해보겠습

               니다. 유식종에서 수립된 심식설은 선수행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가
               르침이기 때문에 이를 중시한 큰스님들의 어록에서 약간 인용하였습니

               다.” 155) 라고 하면서, 감산의 주석을 인용하여 해설하는데, 이것은 감산

               을 선수행자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두 사람이 유식을 설명하는 방식이나 인용 방식이 일치하기 때

               문일 것이다. 지욱도 감산과 똑같이 현장의 『팔식규구』와 세친의 『대승
               백법명문론』에 대한 주석서인 『팔식규구직해』와 『직해』를 남겼는데, 감

               산과 주석 방식이 전혀 다르다. 지욱은 철저하게 『성유식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꼼꼼하게 밝힌다. 반면 감산은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주






               153)  견문각지(見聞覺知, dṛṣṭa-śruta-mata-vijñāta)란 어떤 것을 인식할 때의 4가지 방식
                   을 말한다. 견(見)은 눈으로 보는 것이며, 문(聞)이란 귀로 타인으로부터 듣는 것, 각(覺)
                   이란 스스로 사유하는 것, 지(知)란 자신의 마음속에서 파악하고 체험하여 깨닫는 것이
                   라는 뜻이다.[見聞覺知義者. 眼所受是見義. 耳所受是聞義. 自然思搆應如是. 如是是覺
                   義. 自內所受是知義.(『대승아비달마잡집론』(T31, 695c8).
               154)  『팔식규구통설』(X55, 420b18), “卽參禪之士. 若不明此. 亦不知自心起滅頭數. 所謂佛
                   法之精髓也...... 而參禪之士不假廣涉敎義. 卽此可以印心. 以證悟入之淺深. 至於日用見
                   聞覺知. 亦能洞察生滅心數.”
               155)  퇴옹성철(2014), 상권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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