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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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55




               고, 의심을 끊는 것을 작용으로 삼는다.”            145) 라고 주석한다. 이처럼 지욱

               은 『성유식론』    146) 에서 주석한 ‘간택(簡擇)’을 ‘간별결택(簡別決擇)’이라고 다
               시 상세하게 주석하는데, 간별결택이란 ‘이것과 저것을 확실하게 판단

               하여 나누어, 확정적으로 선택하는 마음작용’이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혜의 본성은 ‘간택하는 마음작용’이다.
                 『유식삼십송석』에서는 ‘혜’를 ‘관찰된 사물[대상]에 대해 선별[간택]하는

               것’, ‘모든 법[존재]에 대해서 바르게 또는 그릇되게 변별하여 이해하는
               것’, ‘혜는 의혹을 제거하는 작용’이라고 주석한다. 다시 말해 혜란 ‘관찰

               된 대상에 대해 선별하여 이해하는 것이며, 의혹[의심]을 제거하는 작용’

               한다고 정의한다. 그리고 ‘혜’는 3가지의 바른 인식수단[量]에서 생긴다
               고 하는데, 즉 감각을 통한 직접적인 앎[인식]인 현량(現量), 추리에 의한

               앎인 비량(比量),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의 가르침으로 얻은 앎인 성언량
               (聖言量)이 그것이라고 주석한다.         147)

                 한편 감산은 “혜란 약은[교묘한] 지혜(黠慧)이다. 이른바 작용된 대상

               [所作境] 148) 에  대해  분명하게  이해하고서  의심하지  않는  것을  <말한
               다.>” 149) 고 주석한다. 감산은 ‘혜’를 이렇게 주석했을까? 왜냐하면 분명

               하고 이해하고서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의심은 제거되기 때문일 것이다.





               145)  직해』(X48, 342c22), “于所觀境. 簡別決擇 而爲體性. 斷疑而爲業用.”
                   『

               146)  “관찰된 대상에 대해 간택(簡擇)을 본질(性)로 하고, 단의(斷疑, 의심을 끊는 것)를 작
                   용으로 한다.”(『성유식론』(T31, 28c11), “於所觀境簡擇爲性. 斷疑爲業.”)
               147)  Lévi, 26, 8-18.
                   『
               148)  성유식론』에서는 ‘관찰된 대상(所觀境)’이라고 주석한다.
               149)  백법논의』(X48, 309c2), “慧. 黠慧. 謂於所作境. 了然不疑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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