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15년 1월호 Vol.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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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좌선만이 공부다’ 하거나 ‘화두 참선이 최고고 다른
                 공부는 필요도 없다’ 이런 인식으로 좌선에 집착해서 생활
                 을 등한시하거나 절과 가정, 그리고 직장 생활을 소홀히 하

                 고 참선만 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 생각하는 것
                 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화두 공부도 잘되지 않을뿐더러 편협
                 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간화선을 제창한 대혜 선사가 강조하듯이 일상생활을 떠

                 나 공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을 중도 정견
                 으로 바르게 잘하면서 화두를 해나가야 공부가 순일하고
                 나날이 향상이 됩니다. 그러면 마음에 지혜와 자비심이 향
                 상되고 화두 공부에도 진전이 생깁니다.

                   그렇지 않고 화두 공부와 생활이 분리되면 화두도 잘되
                 지 않고 특히 일상생활에 화나 욕심이 그대로 일어나 편협
                 한 안목으로 외골수가 되어 남과 갈등하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대혜 선사는 당시 좌선 위주로 공

                 부하던 묵조선 (黙照禪)을 준엄하게 비판합니다. 묵조선은 조
                 사선의 한 갈래로, 조동종 계통에서 출현하였습니다. 묵조
                 는 우리가 본래 부처이니 묵묵히 앉아 번뇌망상만 비우면
                 그대로 부처라는 겁니다. 대혜 선사는 그냥 앉는 것으로만

                 부처가 된다는 것은 삿된 소견이라면 화두 일념으로 깨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간화선을 제창한 대혜 선사는 생활과 수행을
                 일치시키고 좌선만이 아니라 양변을 여읜 일상생활이 그대

                 로 수행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선사 스스로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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