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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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림고경총서> 37권과 법어집 11권 출간을 마치고 원택
                 스님은 다음에는 무슨 책을 발간하면 좋을지를 성철 스님에
                 게 여쭈었다.

                   “그 책들을 내면서도 허겁지겁 분주를 떨었는데 뭐를 더
                 하겠나? 고만해라!”
                   “그러시면, 다른 것은 몰라도 큰스님께서는 『선문정로』 1
                 장 ‘견성즉불(見性卽佛)’에서 영명연수 선사의 『종경록』을 말

                 씀하시고 계십니다. 『종경록』 100권은 종문의 지침으로 용
                 수 이래의 최대 저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임제 정전인 황
                 룡혜남 선사의 상수제자인 회당조심 선사께서 연세가 많으
                 심에도 ‘내가 이 책을 늦게 보게 된 것을 한(恨)한다’며 항

                 상 『종경록』을 애중하게 여기셔서 수중에서 놓지 않고 중요
                 한 것을 요약하여 3권으로 된 『명추회요』를 만들어 세상에
                 널리 유전케 하였다고 법문하고 계십니다. 그러면 『종경록』
                 100권은 너무 방대하니 후학들을 위해 『명추회요』를 번역

                 했으면 합니다. 나중에는 『오등회원』도 번역해 보겠습니다.”
                   “영명연수 선사는 ‘중국의 석가모니’로 ‘소석가(小釋迦)’로
                 존숭 받는 스님이신데, 『명추회요』라도 번역해서 세상에 내
                 놓으면 큰 도움이 되긴 할 것이다. 그런데 책이 어려운데 누

                 가 번역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하지 말라.”는 말씀이 없었기 때문에 ‘허락’으로 알고 원
                 택 스님은 『명추회요』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 엄청난 산고
                 (産苦) 끝에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큰스님께 말씀을 올린 후 23년이 지나 이제라도 출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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