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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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종단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선거제도라
                 는 주장이다.
                   “많은 분들의 더 많은 의견이 있을 것입니다만 지금의 선

                 거제도는 보이지 않게 조계종의 종지 종통을 더 없이 추락
                 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승려의 수행화가 되어도 모
                 자란데 전 승려의 정치화로 치닫고 있으니 우리 모두의 처
                 절한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교계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조계종 내외의 사부대중들이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는 제도는 전 대중의 선거에 의
                 한 투표가 아닌 율장의 ‘장로회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혁명
                 적 발상이 필요합니다. ‘장로회의’를 신설하여 소임을 맡기

                 고 모든 선거제도는 파기해야 조계종이 중흥의 터를 닦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 조계종만의 ‘콘클라베’가 필요한 시
                 점이라 생각합니다.”
                   평생 스승을 시봉하며 정진해왔지만 종단과 사회를 보는

                 원택 스님의 눈은 날카로웠다. 평소 내전 (內典)과 외전(外典)
                 을 가리지 않고 탐독하는 것은 물론 신문과 잡지 등 각종 매
                 체들을 꾸준하게 보면서 생긴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어쩌면
                 이렇게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했기 때문에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흐트러짐 없이 계속해서 시봉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꽃들도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다시 밝은 얼굴로 가야산과 세상을 깨운다. 편
                 하지 않은 다리지만, 원택 스님도 다시 뚜벅뚜벅 시봉의 한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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