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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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선(禪)과 교(敎)를 깊이 있게 연구하
려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세간(世間)을 능가하는 출세간(出世間)
원택 스님은 시봉 못지않게 한국불교의 현실에 대한 이야
기도 많이 했다. 많은 불자와 시민들이 그러하듯 스님에게도
지금의 한국불교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지금의 한국불교다. 특히나 최근에
있었던 해인총림 방장 추대 과정과 관련해서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건강하시던 법전 큰스님께서 작년 12월 말에 갑자기 열
반에 드셨습니다. 장례를 치르며 다음 방장스님은 어떤 분
을 모셔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백련암 문도들은 방장은 선사(禪師)여야 하고, 허락된다면
용성 문중의 어른이기를 바랐으며, 또 방장스님을 모시는 형
식은 선거가 아닌 추대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염원과는 다르게 선거로 방장을 선출했습니
다. 여러 가지로 아쉬웠습니다. 그동안의 총림 전통대로 여
법한 추대를 통해 방장스님을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해 산중
대중들과 종도들에게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방장
이 되신 원각 스님께서 대중들을 포용해 잘 이끌어 주시기
를 바랍니다.”
스님은 조계종의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더 큰 아쉬움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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