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15년 8월호 Vo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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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승, 성철
비바람이 지나간 뒤였지만 산야(山野)는 더 싱그러웠다.
어디서도 만나지 못했던 곧 몰려올 염천 (炎天)의 더위를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는 기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 색은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물살이 거세 배를 타는 것도 쉽지 않았다던 강화도는 이
_ 강화 연등국제선원 주지 혜달 스님 제 ‘섬 같지 않은 섬’이 되었다. 순식간에 다리를 건너면 도
착하는 곳이 되다보니 강화도는 이름에서만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섬이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강화도로서는 자존심
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겠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도심을 벗어나 강화도에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이 먼저 반
겨준다. 섬 안으로 좀 더 들어오니 이번에는 짙푸른 신록이다.
그늘 사이로 난 조그만 오솔길을 달려 연등국제선원에 도
착했다. 대웅전에서 사시예불을 올리는 스님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몸과 마음을 쉴 겸 예불에 동참했다.
하안거 정진을 위해 몇몇
스님들이 선방으로 떠난 탓
에 대중들은 많지 않았다. 그
래도 예불은 여법(如法)했다.
대웅전 한편에 모셔진 성철
스님과 원명 스님의 진영에
삼배를 올리는 것으로 1시간
여의 예불은 마무리됐다.
혜달 스님은 매일 성철 스님과
원명 스님 진영에 참배한다.
12 고경 2015.0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