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5년 10월호 Vol.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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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승, 성철
            조심스러웠다. 언젠가는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우주의 진리를 깨닫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구체적 계획을 잡으려고 할 때

 큰 도둑놈이 돼야 한다  쯤 교수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49재가

          끝나고 나서야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_  동의대 불문과  장성욱 (동광·同光)  교수  교수님은 담담했다.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우물쭈물한 질
          문과 달리 교수님은 흔쾌히 답했다. “하안거 해제 아비라기

          도에 당연히 참석합니다. 제가 뭐 드릴 말씀이 있을지 모르
          지만, 인터뷰도 좋습니다.”
            교수님의 시원한 답변에 백련암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

          벼웠다. 한반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 있었지만 400
          명이 넘는 대중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에만 집중하
          고 있었다.
            고심원 (古心院)을 가득 메운 거사님들 사이에서 부산 동의
          대 불문과의 장성욱(동광・同光) 교수님 역시 흐트러짐 없이

          기도를 계속하고 있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교수님은 제일
          먼저 원통전 (圓通殿)으로 향했다. 원통전은 교수님이 어린 시
          절 백련암에 와서 처음으로 삼천배를 한 곳이었다.



            ‘도인’에 대한 기대와 실망
            “제 고모님은 만오 노스님의 추천으로 큰스님을 뵈었습니
          다. 고모님이 성철 큰스님을 모시고 정진하다 부모님께도 큰
          스님께 공부할 것을 권하셨어요. 그래서 가족 전체가 큰스

          님께 가르침을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큰스님을 친견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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