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5년 10월호 Vol.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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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을 안 하셨지만 훤하게 제 속을 다보고 계셨고, 제 미래를

          예견하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만사가
          형통할 줄 알고 꿈에 젖어있던 저에게 닥칠 고난들을 이겨
          내라고 300배를 하라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큰스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일과도 제대
          로 안했어요. 한참 지나 생각해보니 정말로 큰스님께서 저

          를 위해서 일과를 하라고 하신 것인데, 지금도 큰스님께 너
          무 죄송할 뿐입니다.”



            기도는 나의 힘
            하루 뒤, 3박 4일의 아비라기도가 끝났다. 교수님은 도반                                    연구와 강의 중에도 교수님은 시간이 날때마다 인근의 절 안국사를 찾아 참배한다.
          들과 인사를 나누고 성철 스님 사리탑으로 갔다. 그리고 정
          성껏 3배를 올렸다. “다음 기도 때 다시 뵙겠다.”고 말씀드렸                                  그 평범함이 성철 큰스님의 참 모습이었습니다.
          다고 했다.                                                                 큰스님께서는 ‘한 달에 한 번 보약 먹는 셈치고 삼천배를

            며칠이 지나 다시 교수님을 찾았다. 이번에는 동의대의 연                                    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또 ‘무슨 일이든 올바른 해결은 부
          구실이었다. ‘좌식’ 연구실은 편안했다. 백련암에서 시작된                                     처님께 맡기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삼천배를 하라’고 하셨
          인터뷰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됐다.                                                  어요.”

            교수님은 어린 시절부터 해온 삼천배를 중심으로 지금도                                        교수님은 백련암 토요참선회에서 참선을 시작한 후 금정
          계속 정진을 하고 있다.                                                        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에게 많은 설법을 들었다. 또 김
            “큰스님은 도인이면서도 평소에는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                                      천 직지사에서 후학들을 제접하고 있는 혜송 스님에게는 위
          지 않고 평범함과 무미건조함으로 일관하셨습니다. 하지만                                       빠사나를 배웠다. 이 인연으로 미얀마에서 각 2달 반 동안
          그 평범함은 우주와 합일된 진리의 세계이면서, 아무것에도                                      두 차례에 걸쳐 위빠사나를 공부하고 오기도 했다.

          걸리지 않고 아무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비범함이었고, 평                                        “미얀마에서 정진할 때 많이 배웠습니다. 항상 깨어 있고
          범한 사람이 따라 하기 힘든 너무나 특이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훈련을 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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