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15년 11월호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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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중 휴식시간에 거사님들과 여담을 나누고 있다.                                                                기도를 마치며 자리를 같이 한 백련암 거사님들


          제가 잠시 정신 줄을 놓고 있는데 큰스님께서 ‘니 여기서 머                                      거사님은 성철 스님에게 법명을 받은 순간부터 출가를 했
          하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신을 차려 인사를 드렸습니                                      다고 생각했다. 머리를 깎지 않았지만 수행하는 마음으로

          다. 잠시 후에 한 보살님이 큰스님께 ‘저 애를 잘 가르쳐 주                                   줄곧 살아왔다. 말 그대로 비승비속(非僧非俗)이다.
          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같이 공부하던 도반들 중 출가를 한 사람도 많습니
            거사님이 느끼기에 성철 스님은 거사님을 측은하게 바라                                      다. 지금도 그 스님들을 가끔 만납니다. 저만 이렇게 거사로

          봤다. 뭔가 안타까운(?) 눈빛이었다고 한다. 얼마 후 거사님                                   남아 있네요. 큰스님을 뵈었을 때 공부 인연을 확실히 만들
          은 백련암으로 가서 다시 성철 스님을 친견했다.                                           었어야 했는데 젊은 시절 제 잘난 맛에 그러지 못했어요.
            “큰스님께 도(道)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최대                                    그래도 대적광전에서 하시던 법문을 녹음해 계속 들으면
          관심사였으니까요. 큰스님께서는 ‘도를 위해 망설이지 마라.                                     서 공부를 했습니다. 큰스님 법문을 외워서 도반들에게 들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그런데 좀 어려울 거다’라고 하셨습니                                    려주면 도반들이 큰스님 목소리하고 똑같다고도 했습니다.

          다. 그러시면서 저에게 ‘영암(靈巖)’이라는 법명(法名)과 화두                                  하하.”
          를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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