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15년 11월호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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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는 방법인 줄로 착  4일간의 기도가 끝나고 대중들은 백련암 곳곳을 정리했

 각하면 안 됩니다. 다만,   다. ‘아비라기도 백련거사림’이라고 적힌 큰 좌복도 가야산
 평상시에 사람을 만나   의 빛과 바람에 몸을 맡겼다. 기도 전과 후가 같은 것은 백
 가볍게 인사 등을 할 경  련암이나 대중들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기도를 마치고 한
 우에는 90도로 꺾어 주  참 시간이 지나 다시 거사님을 만났다.
 면 보기에 좀 그러니 이

 럴 때엔 45도 정도로만   “도를 위해 망설이지 마라”
 굽혀도 됩니다.”   이번에는 산이 아닌 바닷가였다. 거사님은 남쪽의 바닷가
 아비라기도에 대한 설  에 살고 있다. 도시에서 살아오다 수행처를 찾아 바닷가로

 명도 빼놓지 않는다.  왔다.
 “3개월 일과수행 뒤   법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모습이 낯설었다. ‘일반인’ 느
 성철 큰스님께 그간의   낌이다. 그런데 인터뷰를 시작하자 다시 백련암 불자로 돌아
 아비라기도가 진행중인 고심원 풍경
 정진을 점검받고자 대  왔다. 무엇을 입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기도로 아비라기도를   “어렸을 때부터 수행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런저런 수

 했습니다. 지금은 큰스님이 계시지 않지만, 대중들의 정진은   행법을 섭렵하고 다녔습니다. 20대 후반에는 어머니를 따라
 전과 같습니다. 아비라기도는 입문을 잘못하면 30년이 지나  해인사에 가끔 왔습니다. 어머니는 신심 깊은 불자셨거든요.
 도 똑같습니다. 부처님 곁에 서기 위해, 부처님으로 살기 위  당시 방장(方丈)이시던 성철 큰스님을 멀리서나마 몇 번 뵈

 해 몸과 마음의 프레임을 새로 짜는 것이 아비라기도입니다.   었습니다.
 오늘부터 며칠간은 여기서 기도를 하지만 가정과 직장 등   어머니가 여러 번 말씀을 하셔서인지 저는 그저 큰스님을
 자신이 있는 곳이 도량이라는 생각으로 수행하고 기도해 주  도인 (道人)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한번은 큰스님 법문을 듣
 시기 바랍니다.”  고 경내에 앉아 있는데 제 앞으로 큰스님이 오셨습니다. 주
 잔뜩 긴장한 모습의 초심자들의 눈빛이 다시 빛나기 시작  변에 몇 분의 스님과 보살님들이 계셨어요.

 했다. 영암 거사님은 기도할 때는 진지하게, 쉬는 시간에는   큰스님을 보는 순간 법복이 아닌 흰옷을 입고 저에게 오
 편안하게 대중들을 이끌었다.   는 신선처럼 보였어요. 큰바위얼굴 같은 느낌도 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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