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5년 11월호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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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록 빠져드는 아비라기도
거사님은 성철 스님이 내려 준 화두를 들면서 정진했다.
그러다 1980년대 초부터는 백련암에서 열리는 아비라기도
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기 시작했다. 10년여가 흘러 성철
스님이 열반에 들었다. 거사님은 하산을 결심했다. 스승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철 스님의 사리탑을 조성하
는 불사가 시작됐다. 그래서 다시 돌아섰다. 거사님은 다른
불자들과 함께 기도했다. 5주기가 지나고 거사님은 도반 10
여 명과 함께 새로운 계획을 마련했다. 바로 ‘5대 적멸보궁
순례 아비라기도’다.
“큰스님 5주기를 마치고 백련거사림회를 창립했습니다.
초기 멤버 10여 명이 두 대의 차에 나눠 타고 순례를 시작
했습니다. 적멸보궁 한 곳에서 1품의 아비라기도를 했습니
다. 오분향례, 108참회, 장궤합장 법신진언, 능엄주 독송, 회
향게, 발원문 등의 순서로 정성껏 기도를 했어요.
다른 보궁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설악산 봉정암은
조금 달랐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 일행은 그냥
우리 기도를 했어요. 아비라기도가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은 때라 사람들이 저희를 이상하게 봤어요. 기도 1품을
하고나서는 그 자리에서 삼천배까지 했습니다.
이 소식이 봉정암 사중에 전해졌는지 다음날 아침 공양
을 하고 나니 주지스님이 일행을 찾는다는 전갈이 왔어요.
‘혼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갔는데 주지스님께서 ‘젊은 시절
영암 거사님이 기도에 여념이 없다. 에 해인사에서 성철 큰스님께 법문도 많이 들었다’며 반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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