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16년 7월호 Vol.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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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부처님의 설법에 대해 자신이 체득한 지혜로는 들어
보지 못한 법문이라고 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하면 부처님의 법문은 흘려들을 수 없을
만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희유한’ 말씀이다. 사전적 의
미로 보면 ‘희유(希有)’란 ‘흔하지 않은’, ‘보기 드문’이라는 뜻
이다. 그렇다고 부처님의 설법이 단지 들어보지 못한 낯선 소
리라는 의미만은 아니다. 제자들이 말하는 ‘희유세존’이라는
말에는 누구도 이르지 못한 경지에 이른 심오한 설법이며, 아
무도 깨닫지 못한 진리를 담고 있는 거룩한 법문이라는 의미
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부처님의 설법처럼 심오하지 않아도 낯설
고 신기한 것을 보면 관심을 보인다. 1928년 9월 4일자 동아
일보에 실린 양두사에 대한 기사도 ‘희유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잘 보여준다. 이 기사에 따르면 평택 망한사라는 절
근처에서 머리가 둘 달린 뱀 한 마리가 잡혔다. 나무하던 소
년이 잡은 이 뱀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
혼잡을 빚었으며, 이들의 관심에 부응하여 인근 군으로 순회
전시까지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머리 둘 달린 뱀은 분명 보기 어려운 것이고, 말 그대로 희
유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전을 보면 머리 둘 달린
양두사는 옛날에도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때도 지금처럼
사람들은 그것에 큰 관심을 보이며 흥미로워 했을 것이다. 「보
현행원품」에 보면 보살은 “중생들이 즐겨하고 좋아하는 바를
따라서 [隨其欲樂] 그들을 성숙시킨다.”고 했다. 중생들이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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