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16년 10월호 Vol.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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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는 행태는 자못 지나치다. 자존심의 다른 말은 질투심이 유기론적 세계관과 갈등론적 세계관. 사회발전의 원인을
다. 법안 본인도 켕기는 게 많았는지, 장경의 아래서 공부한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사조다. 전자는 서로 도우면서 후
자소의 도력을 애써 깎아내리는 분위기다. ‘양개 (兩箇)’란 분 자는 서로 싸우면서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권리는 양보
별심 그러니까 철저하지 못한 깨달음을 가리킨다. 법안의 추 와 협조의 몫이란 게 유기론자들의 입장이다. 반면 갈등론자
종자들도 한통속이 됐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3명 이상이 들은 권리는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순(堯舜)의 태평성
덤비면 버거운 게 이치다. 대를 생각하면 유기론이 맞는 듯도 하고, 민주화를 향한 고난
‘만상 가운데서 홀로 빛나는 자’는 관성을 부숴버린 자다. 의 투쟁을 생각하면 갈등론이 정답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명예가 없어도 먹고는 산다. 열심히만 살면, ‘본래부처’라지만 1%의 부처와 99%의 부처는 삶의 태가
별처럼 반짝이진 않더라도 살 수는 있다. 누군가의 개가 되기 완전히 다르다. 강자의 지배와 약자의 굴종을 정당화한다는
위한 노력은, 개도 안 물어갈 헛수고다. 반쯤은 욕설이 섞인 게 유기론의 약점이다. 아수라장을 조장하는 갈등론 역시 예
법안의 마지막 외침은, 자책으로도 들리고 반성으로도 들린 쁘게만 봐주기는 어렵다. ‘며느리를 상전으로 모시는 시어머
다. 떠들기 전에 돌아보자. 물이 아래로 흘러야만 떠먹을 수 니의 마음이 부처의 마음’이란 게 선사의 가르침이다. 결국
있고 설거지도 할 수 있거늘, 중력을 거슬러 산에서 혼자 쓸 ‘참회론’이 제3의 길로 보인다. 단 한 번도 남을 위해 울어본
쓸하게 살았다. ‘거래’가 아닌 ‘거울’의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 적이 없다면, 그 누구도 부처와는 거리가 멀다.
만 그들도 그 글에 얼굴을 비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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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칙
수산의 신부(首山新婦, 수산신부)
어떤 승려가 수산성념(首山省念) 선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수산이 말했다. “시어머니가 끄는 나귀
에 며느리가 탄 격이라.” 장웅연 ● 집필노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장영섭’이란 본명으로
『길 위의 절』, 『눈부시지만, 가짜』, 『공부하지 마라』, 『떠나면 그만인데』, 『그냥, 살라』, 『불행
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등의 책을 냈다. 최근작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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