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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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이 실존에 필요한 근원적이고 유익한 문제 해결력이자 치
                 유력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실존의 문제들을
                 불교적 해법으로 푸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근원적 보편성

                 과 일상적 현장 치유력을 겸비해야 합니다.
                   바로 오늘의 관점에서 불교적 문제 해결력을 확보하는 것
                 이 깨달음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깨달음에 대해 많은 사람들
                 이 막연하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깨달음의 내용을 구체화시

                 키는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불교적 깨달음’의 구체적 내용을 포착
                 하고 구현해 갈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많이 부족합니다. 성
                 급하게 답을 요구하지 말고 불교인들이 공동지성과 협업으로

                 지속적으로 탐구해가야 합니다.


                         선(禪)이 지향하는 깨달음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불교 내외의 문제가 전부 깨달음과 무관하지 않습니
                 다. 어찌 보면 깨달음이 무엇이라고 단순하게 말하는 것 자체
                 가 어불성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선에 너무 큰 은혜를 입어서인지 몰라도, 니까

                 야를 보면서도 놀란 것은 선종의 선 (禪)이 확보한 생명력이 붓
                 다와 대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부분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선불교가 지닌 기여분은 의미심장한 바가 있습니
                 다. 선은 아직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불교에서 깨달음 문제는 다소 특수합니다. 한편


                 2016.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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