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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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돈점의 근원을 따라가 보
면 니까야, 초기불교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또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생생한 현재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지금 여기의 관심으로, 또 풍부하고 깊은 인문학적
그림을 그려가면서 접근해야 합니다. 불교 언어만으로 주변을
맴도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거듭 새로운 내용과 방법론을 추
가해 갈 수 있는 관심과 역량 계발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돈점 논쟁을 불교적으로 승화할 수 있
을까요?
▶ 지금까지의 ‘1라운드’는 원전언어들을 분류하고 비교
하면서 간단히 코멘트 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성찰적 단계로 올라서야 합니다. 승화라기보다도 돈점 논쟁
을 읽어내는 수준의 버전이 달라져야 합니다. 계속 새로운 버
전이 등장함으로써 돈점이 현재진행형으로 덧붙여져야 합니
다. 어느 선에서 완결시킬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불교의 과거
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문제입니다. 과거완료형으로 다룬
다면 보편화 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언어로 덧붙이고 지평을
늘려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돈점은 깨달음에 관한 논쟁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깨달음’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십니까?
▶ 지금 우리가 당면해 경험하고 있고 선택과 결단을 요
구하면서 만들어가는 삶을 ‘실존(實存)’이라 부릅니다.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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