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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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의 실참 과정과 그 산물이 보편언어로 전달되어야 해요.
                 지금 사람들이 쓰는 말로 표현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실참의 방식과 과정 및 그 성과물이 현재인들의 언어와 삶

                 에 접속하여 설득과 공감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합니다. 선어
                 록에 나온 말들을 동어 반복하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합니
                 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선종 구성원들이 현재인의 언어와 삶
                 과 만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지적으로 설득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으며 인문학적 통찰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인들을 위한
                 교과과정부터 사찰 기능의 재구성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진
                 단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고승법회’와 같은 것으로 대

                 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얼마 전 서강대 서명원 교수가 성철 스님과 군부독
                 재정권의 ‘공진점’을 연결시킨 논문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또 최근에는 같은 내용의 영문을 한글로 발표했습니다. 어
                 떻게 평하실 수 있습니까?
                 ▶       학문을 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전제하는 사유의 수준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

                 하면 연구의 균형성과 정밀성입니다. 서 교수의 글은 그런 기
                 대에 비추어보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좀 의외였습니다.
                 왜 그럴까 하는 의아심마저 들었습니다. 열린 구도자라는 평
                 을 듣는 사람의 수준이 이 정도일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2016.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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