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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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존재 원리로 누구에게나 보편되어 있습니다. 종교와
                 국가를 초월하여 누구나 중도연기의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보
                 면 정견 (正見)이 서서 개인의 일상생활이든 사회 문제도 원만
                 하게 풀어나갈 지혜가 나옵니다.
                   지금 서양 엘리트들이 불교와 참선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

                 기에 있습니다. 불교는 그만큼 위대한 사상이고 인류의 문제
                 를 해결해 나갈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한국불교도 그렇지만, 세계불교계가 중도와
                 선 (禪)에 대한 가치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남방
                 불교에서는 무아·사성제·팔정도의 위빠사나-사마타 수행체
                 계를 강조하고, 티벳불교는 중관·유식·공 중심의 수행체계입

                 니다. 남방불교의 불교관과 수행은 이론과 실천 수행을 잘 연
                 결하여 세밀하고 자상한 수행체계를 만든 것은 큰 장점이나
                 중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본래부처와 직지, 돈오, 일초직
                 입여래지 (一超直入如來地)가 아니라 중생에서 아라한으로 가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수행을 강조합니다. 티벳불교 역시 불교
                 삼장(三藏)을 중심으로 교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여 수행으
                 로 체험하고 보살행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역시 중도와 본래

                 성불 같은 깊은 안목의 불교는 아닙니다. 달라이라마의 법문
                 을 보면 대체로 선한 행을 강조하는 인과(因果)법문입니다. 중
                 생이 착한 업을 쌓아서 끝없이 보살행을 하는 것이 훌륭하지
                 만, 이것은 손가락이고 방편이지 달이나 법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이라마나 틱낫한 스님 같은 분들
                 은 말 그대로 실천을 합니다. 언행일치, 이것이 사람들에게 깊

                 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2016.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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