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7년 1월호 Vol.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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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가 완성해야 할 ‘불작불행 (佛作佛行)’이라는 것을 알 수 있

 그리고 연수 선사의 『종경록』에 나타난 돈오돈수에 대해서  습니다. 그리고 연수 선사는 ‘돈오돈수, 더욱이 점차(漸次)가
 는 인도불교의 성불론, 그리고 중국불교의 동진 (東晋), 수당(隋  없다’고 말하고 ‘돈오돈수’의 자리에서는 어떠한 수행의 단계
 唐)의 교판론사(敎判論師)들이 역설한 수증론에서는 ‘이생에서   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명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돈오돈수’의
 기약할 수 없는 성불론이었는데 당대 (唐代)의 초기선종은 ‘돈  최고의 경지에서는 방편으로써 설정된 일체의 단계가 없어진
 오돈수’하면 ‘금생성불’할 수 있다는 것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다고 생각합니다.

 논증합니다. 그러면 연수 선사가 무엇 때문에 ‘돈오점수’를 중  두 번째 질문은, 성철 스님은 『선문정로』 제1장의 ‘견성즉
 시하지 않고 ‘돈오돈수’를 중시하였을까? 연수 선사가 돈오돈  불’ 첫 구에서 『종경록』 ‘표종장’에 의거해서 “견성하면 당하
 수를 주장한 이유는 ‘금생성불’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는 것  에 무심하여 10지 등각도 초월하므로 약과 병이 다 필요 없

 이 결론입니다.  어진다고 했다.”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10지 등각도 초
          월한 경지의 견성을 해야 하고 그런 경지가 ‘묘각 불각지’이고
 조사선과 간화선을 양립  ‘견성성불(見性成佛)’이 아닌 ‘견성즉불(見性卽佛)’이라고 정론하
 야나기 미끼야스(柳幹康) 교수의 논문을 읽으며 성철 스님  셨는데 『선문정로』의 『종경록』 인용부분을 통해서 성철 스님
 이 당오대(唐五代, 618~960)의 순수선시대의 조사선과 북송  의 ‘돈오돈수의 입장과 그 의의’를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北宋, 960~1127)의 간화선을 양립시켰던 키워드는 무엇이었는  야나기 교수의 두 번째 답변입니다. “성철 스님이 『종경록』
 가 하는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  을 매우 높게 평가하시고 계시다는 것은 『종경록』을 연구하
 다. 첫번째 질문은 연수 선사가 “상상근(上上根)의 사람은 미세  는 저에게는 성철 스님한테 눈도장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감

 한 망념이 사라진 붓다의 경지”, “성불한 사람은 즉 돈오돈수”,   사히 생각합니다. 실제로 『종경록』이 송나라 이후 동아시아
 “부처와 같이 돈수를 행한다” 등의, 부처가 행할 바인 ‘돈수’를   불교의 전개를 생각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문헌이라고 생각합
 규정하였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십지 (十地) 위의 불지(佛地)이  니다. 성철 스님께서 인용하신 ‘纔得見性, 当下無心. 乃薬病倶
 고  돈수행 (頓修行)이란 불행(佛行)인가였습니다.   消, 教観咸息’은 저도 박사논문에서 인용한 것이기에 이상한
 야나기 교수의 답변입니다. 지적하신 대로 연수 선사의 돈  인연을 느낍니다. 이 한 문장은 사상적으로 종밀 선사와 연수

 수는 ‘부처와 같은 실천’이고 연수 선사가 상상근(上上根)의 실  선사의 다른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천으로 제시하는 돈오돈수(頓悟頓修)의 돈수라는 것은 모든   종밀 선사는 『都序』에서 돈오점수의 과정을 아픈 사람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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