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17년 1월호 Vol.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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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과정에 비유해서 설명하며 ‘돈오(解悟)’는 아픈 사람이 약을                                                              안보고(公案寶庫)’로서 여러 개

         얻어서 목숨을 건진 상태, ‘점수’는 그 후에 점차로 회복해 가                                                             의 선어 (禪語)가 ‘고측공안(古則
         는 상태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즉 종밀 선사의 생각에는 약을                                                               公案)’이 된 것도 이러한 사상적
         얻고 돈오해서도 병은 바로 낫지 않고 이후에도 요양이 필요                                                                배경의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반증하고 있습니다.
           한편 연수선사의 돈오는 ‘약과 병이 함께 없어지는 경지, 단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돈오

         적으로 말하면 본래 부처라는 자각(自覺), 행동하는 이상 이미                                                              사상의 원류는 반야공사상의
         번뇌도 없앨 것도 필요 없는 경지입니다.                                                                          정립에 새로운 장을 연 승조(僧
           제가 주제넘지만 이런 의미에서 성철 스님이 연수 선사의                                                                肇)가 저술한 『조론(肇論)』에 있

         견성 (見性=頓悟)을 설명하는데 앞의 글을 인용하신 것은 참으                                                              고 그 이름을 빌릴 수밖에 없
         로 정확하다고 감탄한 바입니다. 또한 ‘견성성불’이 아니고 ‘견                                   원택 스님과 원충 스님이 학술회의        었던 당대의 선종의 이유 또한
                                                                               참석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성즉불’이라는 지적에 있어서도 저는 연수 선사의 사상을 명                                                                ‘돈오돈수의 권위’를 세우기 위
         확하게 파악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견성해서 부처가 된다                                     해서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철
         (見性成佛)’는 것보다도 ‘견성 그대로가 부처(見性即佛)’라는 것                                  스님의 ‘간화선 수행을 통한 돈오돈수행의 구조와 연원’은 다

         이 연수 선사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은 생각이                                    음과 같이 요악할 수가 있습니다.
         듭니다.”                                                                   반야공(般若空) 사상의 정립자 승조와 그의 돈오의 권위를
                                                                               통해 초기선종의 돈오사상과 『보장론』 돈수의 사상체계가 세

           맺는말                                                                 워지고 오대 (五代)의 『종경록』의 돈오돈수 실천론이 완성되고
           성철 스님은 ‘간화선 수행을 통한 돈오돈수행’을 과연 어떻                                    북송(北宋)시대에 선어록(禪語錄)으로서의 『보장론』은 공안보
         게 계승하고 승화했는가? 서진 (西晉, 265년~317년) 시대의 승조                               고(公案寶庫)가 됩니다.
         (僧肇)의 이름을 빌려서 저술된 『보장론』(800년대 초기 저술)이                                   이러한 돈오돈수(頓悟頓修)의 실천수행은 반야공수행을 의
         초기선종의 ‘돈오사상’에 근거하고 있고 돈오돈수의 실천론인                                      미하는 것이고 간화선의 공안 또한 돈오돈수의 당처인 것입

         『종경록』이 『보장론』을 많이 인용하고 있는 것은 일맥상통하                                     니다. 화두수행 자체는 성철 스님이 『백일법문』 등에서 말씀
         고 있다고 봅니다. 더욱이 송대의 공안선에서 『보장론』이 ‘공                                    하시는 중도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 고경                                           2017. 01.                                                                1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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