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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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라궁 전경.




            리는 꽃이라는 현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법을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한 송이 꽃이라는 사는 눈앞에 존재한다. 따라서 사가 비록 이의 드

            러남이라고 해도 눈앞의 현상으로서 사는 그대로 존재한다.
              여섯째는 “이가 사를 온전히 하면서도[理全事] 이는 없어지지 않는다[理
            不失].”이다. 연기적 관계라는 이법이 한 송이 꽃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냈

            다. 이는 한 송이 꽃이라는 사에 의지해 자신을 완전하게 드러낸다. 이렇

            게 이는 사에 의지해 드러났지만 그렇다고 사만 있고 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곱째는 “둘이 함께 존재하면서도[俱存] 함께 성립하지 않음[俱不
            立]”이다. 한 송이 꽃이라는 현상은 분명 이의 드러남이므로 한 송이 꽃을

            통해 이와 사는 모두 존재한다. 그러나 현상 없이는 이도 없고, 이 없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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