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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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무수한 현상들은 이법의 현현이라는 것에서 두 번째 명제가
           나온다. “진실한 이법[眞性理法]은 실재이기 때문에 이법은 전체의 사事로 드
           러난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개별적 현상들이 아니라 연기라는 이

           법의 드러남이다. 눈앞의 현상과 작용이 실상의 반영이라면 비록 인연따라

           명멸하더라도 그것은 허상이 아니라 이법이라는 실상의 작용이다. 여기서
           현상은 거짓이고 이법이 실상이라는 첫 번째 명제는 다시 전복된다.
             개별 사상들이 곧 이법이라는 것에서 세 번째 명제가 도출된다. “이와

           사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므로[不相離] 이와 사는 함께 존재한다[理事俱存].”

           는 것이다. 한 송이 꽃과 한 송이 꽃을 피게 해 준 연기적 관계는 분리될 수
           없음으로 꽃도 있고, 꽃을 피게 한 연기적 관계도 있다. 여기서 꽃이라는
           현상과 연기라는 본질이 동시에 긍정[俱存]된다. 이사理事가 동시에 긍정되

           고 드러나는 쌍조雙照가 된다.

             넷째는 “두 뜻이 서로를 빼앗음으로[相奪] 이와 사가 쌍으로 끊어진다[理
           事雙絶].”는 것이다. 한 송이 꽃[事]은 무수한 관계라는 연기[理]를 통해 존재
           한다. 따라서 이理는 눈앞의 현상이 거짓임을 폭로함으로써 사를 박탈한

           다. 반면 무수한 관계라는 연기법은 헤겔의 주장처럼 한 송이 꽃이라는 현

           상에 의지해 드러남으로 이번에는 사事가 이理를 박탈한다. 이렇게 사도 없
           고 이도 없는 구민俱泯이 됨으로 쌍차雙遮라는 상호부정이 된다.



             쌍차쌍조雙遮雙照



             다섯째는 “사가 이를 온전히 드러내면서도[事全理] 사는 무너지지 않는
           다[事不壞].”는 것이다. 한 송이 꽃이라는 현상과 작용은 연기라는 이법이

           드러난 것이다. 연기라는 이법은 한 송이 꽃에 의지해 드러난 것이므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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