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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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하는 부처님


              간다라 미술에서 최근 들어 가장 논쟁이 되고 있는 도상은 큰 광명을 발

            하고 있는 불설법도이다(사진 7). 페샤와르 인근의 모하메드 나리Mohhamed

            Nari에서 출토된 불설법도는 높이 120cm, 폭 98cm, 두께 26cm의 대형의
            조각상으로, 라호르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고행상과 함께 가장 유명하다.
              이 장면을 프랑스의 불교학자 알프레드 푸쉐Alfred Foucher는 사위성에

            서 기적을 일으켜 이교도를 항복시키는 석가여래를 표현한 사위성신변舍

            衛城神變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물 속에서 솟아오른 연꽃 위에 앉아 설법
            하는 도상에 주목하여 일찍부터 일본에서는 아미타정토도의 시원 양식으
            로 보았으며, 미국의 미술사학자 헌팅턴J. C. Huntington은 아미타정토도

            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일본의 미야지 아키라宮治 昭는 대

            승설법도로 해석하고 있다. 모하메드 나리 출토의 조각상은 도상에 관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대승설법도의 기원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미술품이다.

              간다라 미술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주로 불상의 기원을 중심으로 이

            루어졌지만, 앞으로는 불교미술의 도상을 파악하는데도 주력해야 할 것이
            다. 그 이유는 불전 미술의 유행, 불전미술 속의 다양한 수인, 열반도상의
            확립, 반가사유의 자세, 대승보살상의 등장, 대승설법도의 성립 등 불교

            미술의 기본 도상이 간다라 미술에서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근자
                                   「간다라 불전도상佛傳圖像의 연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
                                   교 예술대학 겸임교수, 강원도 문화재전문위원. 저서에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 기록 연구』, 공동 저서로 『치유하는 붓다』·『간다라에
                                   서 만난 부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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