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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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같은 의미의 게송에 나옵니다.
골짜기거나 숲이거나
평지거나 언덕이거나
깨달은 이(아라한)가 사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낙원
숲이야말로 낙원이건만
세상 사람들은 모르네
오로지 탐욕을 떠난 사람들만이
이곳을 즐길 뿐이네
욕망을 추구하지 않는 그들만이
(『법구경』 제98, 99게송)
가히 저 같은 세간의 범부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나는, 깨달
은 이들의 세계입니다. 『숫타니파타』나 『법구경』 같은 초기불교 경전의 가
르침은 쉽고 간명합니다. 하나같이 지고 지당한 말씀입니다. 진솔하고 직
절합니다. 용어의 생소함이 이해를 가로막는 건 친절한 주석이 달린 번역
서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하지만 실천의 문제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얘
기가 되지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조과불법鳥窠佛法’이라고 일컬어져 전해
오는 『선문염송』의 고화古話로 대신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대문장가 백락천(白樂天, 당나라, 772~846)이 조과 도림(鳥窠 道林, 741~824)
선사를 찾아 와 물었습니다.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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