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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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기행 2



                          법정스님 계신 곳에 가다



                                                       최재목 | 영남대교수·철학





              ‘무소유, 방랑, 자유’란 어휘 앞에




              박홍규 교수(영남대)가 쓴 『카페의 아나키스트, 사르트르 - 자유를 위해
            반항하라』(열린시선, 2008)를 읽었다. 그 속에 「법정 스님과 사르트르」라는 대
            목이 있어 흥미로웠다. 저자는 ‘무소유, 방랑, 자유’라는 공통분모가 되는

            키워드를 두 사람에게 찾아내려 애쓴다. 하지만 삶의 행태에서 “법정스님
            과 사르트르 사이에서 아무리 비슷한 점을 찾으려고 해도 역시 다르다.”(48

            쪽)고 말한다. 아울러 솔직한 의견을 보탠다. “법정스님이 영원히 떠돌아다
            니는 탁발승이었는지 나는 모른다. 언젠가는 서울 부근의 어느 절의 주지

            가 되었다고 해서 의아해 한 적이 있다. 반면 사르트르는 언제나 결코 어

            딘가에 고정되어 머물지 않은 영원한 탁발승처럼 살았다. 구걸만 안했다
            뿐이지 떠돌이 중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35쪽) 나는 차라리 법정스님이
            소로우 아니면 - 격이 다르긴 하나 - 스피노자에 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월든 호숫가의 법정스님



              법정스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문학의 숲, 2008)라는 책 가운데 「간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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