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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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와 처서를 지나는 동안 여름 벌레소리가 요란하다. 대표선수는 매
미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소리를 내고, 새벽시간 조용히 비워두지 않
는다. 매미는 수컷만 소리를 낸다. 암컷은 발성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메밀은 ‘뫼(산)+밀’의 합성어이며, 일부 방언에서 ‘모밀’이라 부르지만,
이 역시 ‘뫼밀’이 변화했다. 메밀꽃은 말 그대로 ‘메밀의 꽃’이지만, 바닷가
어부漁夫는 ‘포말泡沫 즉 물거품’을 말한다. 어부의 표현으로 ‘메밀꽃 일다’
는 ‘물보라를 뿌리며 하얀 거품이 일어나는 모양’을 일컫는다. 바다의 ‘파
도거품’이 육지에선 ‘메밀꽃’이다. 갈매기 나르는 쪽빛 하늘 아래 펼쳐진
해면海面에 포말이 끊임없이 부서지고 일어선다. 보름달 비추는 우란분절
백중(百中, 음7.15)엔 바람결 따라 ‘달빛을 한 점씩만 담은 메밀꽃밭’이 출렁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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