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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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영신(田岡永信, 1898~1975)은 경허성우鏡虛惺牛의 법을 이은 만공월
면滿空月面의 회상會上에서 공부했다. 어느 날 경허의 오도송悟道頌에 대해
한소리를 했다.
= 아랫사람도, 가끔은 행복하게 살고 싶다.
忽聞人語無鼻空(홀문인어무비공)
문득 ‘콧구멍 없는 소’라는 말에
頓覺三千是我家(돈각삼천시아가)
‘온 우주가 곧 나’라는 사실을 알았도다.
六月燕巖山下路(유월연암산하로)
6월에 연암산을 내려가는데
野人無事太平歌(야인무사태평가)
할 일 없는 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는구나.
“다 좋은데 마지막 구절이 법루法漏인데요. ‘유월연암산하로’는 그대로 두
되 그 다음 글귀를 제 나름대로 붙여보겠습니다.”
= 사장님의 고급 정장에 땟국이 묻었으니 제가 지워보렵니다.
만공이 말했다. “어찌해보려는가?”
= (부장님 말투로) 자국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넌 작살난다.
전강이 춤을 추면서 답했다. “여여 여여로 상사뒤야.”
= 너무 겁주지 마십시오. 저는 존경하는 사장님을 위해 늘 ‘깨춤’을 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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