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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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의 대꾸. “손자가 할아비를 놀리는 것일세, 참으로 손자가 할아비를
놀리는 것일세.”
= 4월15일은 태양절이고 1월8일은 은하절이 될 수 있다.
농부가는 농부 여럿이 일을 할 때 부르는 노래다. 오래된 과거엔 전국
어느 논밭에서나 비슷비슷한 농부가들이 울려 퍼졌다. 소재와 가사는 조
금씩 다르더라도 공통적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민요다. 이런저런 농부가를
찾아봤는데, 요堯 순舜 신농神農 하우夏禹 등 농사깨나 안다는 중국 전사前
史 시대의 신인神人들을 동원하기도 하고, 각월各月과 절기마다 이행해야
할 업무목록을 열거하기도 하고, 새참 내올 때 막걸리 잊지 말라고 당부하
기도 한다.
물론 농사는 입으로 짓는 것이 아니어서, 농부가의 핵심은 내용보다 형
식에 있다. 모를 내거나 김을 매는 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일이 잘
끝나고 빨리 끝난다. 기계가 아닌 인간들은 농부가의 균일한 박자에 힘입
어 기계에 가까워졌고, 그리하여 나름대로 최대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확
보할 수 있었다.
후렴으로 되풀이되는 ‘여여 여여로 상사뒤야’는 노동집약의 정점에 서서
또 다른 노동집약을 재촉한다. 마치 사내들이 육성으로 구보驅步를 하는 꼴
인데, 입에서 나오는 소리지만 그 소리가 가볍지 않다. 처자식의 안위를 지
켜야 하는 근육들이 떼 짓고 뭉쳐서 만들어내는 소리다.
20대 후반까지만 해도 평생이 실업자이거나 떠돌이일 줄 알았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먹을 밥을 사서 먹고, 한 여자를 이토록 오래 먹여 살릴 줄
은 그때는 꿈에도 몰랐다. 회사는 나를 칭찬할 때에도 괴롭힐 때에도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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