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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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 산책 3
“밝은 달에 메밀꽃이 눈같이 희도다”
박관우 | 시인
여름 장마가 끝나니 열대야熱帶夜가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고전古典에
는 보이지 않는 용어用語다. 기상캐스터이자 수필가인 NHK TV의 ‘쿠라시
마 아츠시(倉嶋厚)’가 만든 ‘현대조어現代造語’다. 측정 당일 최저기온이 25℃
이상이 경우인데, 5℃ 더 올라가면 ‘초超열대야’가 된다. 그러나 습도가 높
아지면서 체감온도는 10℃ 내외 더 올라가, 도심 아스팔트 위에 계란 프라
이가 익을 정도다.
오면 치는 ‘래타송來打頌’의 법거량
속담엔 ‘더위 먹은 소 달을 봐도 허덕인다’고 한다. 한 낮 더위가 너무 뜨
겁다 보니,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 달만 봐도 더위를 느낄 정도라는 표현이
다. 열대야는 해마다 반복되지만, 절기상 입추立秋를 전후해 ‘복날[伏日]’이
찾아온다. 해마다 7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에 반복된다. 복날은 양력 개
념으로, ‘초중말初中末의 3복’이 있다. 통상 열흘 간격의 ‘매복 주기每伏 週期’
를 갖지만, 중복과 말복 사이 입추가 있으면 20일 간격의 ‘월복越伏’이 된
다. 올해가 월복이다. 초복(7.17)과 27일 중복(7.27)은 ‘10일 간격’이지만, 중
간에 입추(8.7)가 개입되면서 말복은 8월16일로 밀렸다. 중복과 20일 간격
이 발생했다. 바야흐로 달력 절기는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날씨는 불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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