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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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간 법거량法擧量인데, 선화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명두明頭는 밝음
            즉 ‘차별’을 이르고, 암두暗頭 즉 어둠은 ‘평등’을 상징한다. 두頭는 의미 없
            는 조사助辭에 불과하다. 통상, 차별과 평등의 출발점은 ‘분별分別’과 ‘무명無明’

            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명암은 명암으로 치고, 시방十方은 선풍旋風으로 치

            고, 허공은 도리깨로 친다. 즉, 분별과 무명이 개입될 소지를 원천 차단하
            는 ‘주인공’의 본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분별·무명 넘어선 주인공



              4구句의 상징어 ‘도리깨[連枷]’는 인간이 사용한 가장 오래된 농기구 가운
            데 하나인데, 곡물의 낟알을 얻는데 사용된다. 볏단도 반드시 쓸모가 있지

            만, 사람의 생명 유지엔 ‘낟알[粒顆]’이 중요하다. ‘보화 스님의 ‘래타송來打

            頌’은 밝음과 어둠은 물론 허공과 진공을 관통하는 ‘깨침의 외침’이 아닐 수
            없다.



                霜草蒼蒼蟲切切(상초창창충절절)

                풀들은 서리에 시들고 벌레소리 애절한데
                村南村北行人絶(촌남촌북행인절)
                촌 마을에는 오고 가는 사람들도 없다.

                獨出門前望野田(독출문전망야전)

                홀로 문전에 나아가 들판을 바라보니
                月明蕎麥花如雪(월명교맥화여설)
                밝은 달에 메밀꽃이 눈같이 희도다.

                        - 백낙천(白樂天, 당唐, 772~846), 시골 마을의 밤[村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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