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P. 118

찜통으로 대변하는 무더위가 겹치고 있다.


                明頭來明頭打(명두래명두타)

                밝음에서 오면 밝음으로 치고

                暗頭來暗頭打(암두래암두타)
                어둠에서 오면 어둠으로 치고
                四方八面來旋風打(사방팔면래선풍타)

                사방팔면에서 오면 회오리 바람으로 치고

                虛空來連架打(허공래연가타)
                허공에서 오면 도리깨로 치고

                         - 보화(普化, 당唐, 9세기 초), 오면 치는 노래[來也打頌]



             보화 스님은 거리를 다닐 때, 영탁鈴鐸 즉 방울을 흔들며 행각行脚하면서
           ‘래타송來打頌’ 다시 말해 ‘명두송明頭頌’을 불렀다. 당(唐, 618~907) 초중기에

           살았는데, 스스로 관속으로 들어가 ‘입적入寂’했다고 전한다. 당시 임제(臨
           濟, 唐, ?~867년) 스님과 교류가 있었는데, ‘래타송來打頌’에 얽힌 ‘선화禪話’

           가 있다.
             하루는 임제 스님이 시자侍者를 시켜 보화 스님을 간접 검증했다. ‘반야
           송을 노래하는 보화 스님의 멱살’을 잡고 “그 어느 것으로도 안 올 때는 어

           떻게 하겠느냐?”고 묻게 했다. 그러나 대리문답代理問答 현장에서 보화 스

           님은 임제 스님이 보낸 시자를 밀치면서 “내일은 대비원大悲院에서 재가 있
           다더군” 하면서 낮은 소리의 혼잣말 형식으로 답변했다. 이 대화 내용을
           전해 들은 임제 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작부터 예사내기는 아니라 여

           겼더니 과연 그렇구나.”



           116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