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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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 이야기 3
심층의식인 아뢰야식의 작용과 대상
정은해 | 성균관대 초빙교수·철학
불교 논서에 나타나는 낱말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논서의 문
장들을 알맞은 뜻을 갖추도록 해석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래서 무엇 좀 얻
어 보려고 논서에 접근하는 이들은 십중팔구 중도에 포기하기 마련이다.
포기하지 않는 이들은 아마도 논서의 이해를 위해 전력추구하는 상태가 곧
열반이라고 믿는 이들일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열반을 구할 수 있다는 점
[無智亦無得以無所得故]을 아는 이들은 그러한 전력추구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논서의 이해가 어렵다는 점은 글을 쓰는 이들과 글을 읽
는 이들에게 매 한가지일 것이다.
유식불교를 대표하는 논서는 『성유식론成唯識論』이다. 이 책은 인도에서
4세기에 활동한 세친의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에 대한 십대논사十大論師의
주석서를 6세기의 호법 논사의 학설을 중심으로 통합하여 편찬한 책이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논서들을 통합편찬하면서 중국어로 번역한 이는 7세기
의 당나라 현장玄奘이었다. 편찬서의 많은 내용이 호법의 견해이기 때문인
지,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에서는 아직도 저자가 호법이고, 역자가 현장
이라고 표시되고 있다.
『성유식론』에는 방대한 논의들이 담겨 있지만, 필자의 관심은 주로 8식
설과 심4분설에 대한 논의에 기울어져 있다. 8식설이란 심식을 여덟 가지
로, 곧 5감각과 제6의식, 제7자아의식, 제8심층의식으로 분류하여 설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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