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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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암 대중공양
불성에 자양분 대는 봉사
김퇴월 | 불교 언론인
현역 기자 시절에 낯선 곳에로의 취재는 늘 흥미진진하면서 긴장감이
더했다. 이번 백련암 취재는 그때보다 더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현대한국
불교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성철 큰스님은 나에겐 ‘레전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7대 종정으로 재임하던 중 1993년 11월4일 열반하시자 해인사
는 날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교신문 기자였던 난 종단장宗團葬으로 치
러진 영결식 1주일 내내 해인사에 머물며 빈소의 동정을 낱낱이 기록했다.
스님은 상상 이상의 메가톤급 인물이었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은 다비식
날까지 연일 스님의 행장과 이력, 사상 등을 조명하는 기사를 다뤘고 조문
현장의 세세한 모습까지 스케치해 보도했다. 한국불교계의 ‘살아있는 부
처’로 거저 추앙받은 게 아니었다. 국민은 큰스님의 가심을 슬퍼했다. 진
정으로 스님은 국민의 정신적 지주였고 의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난 이렇듯 큰스님이 주석하셨던 백련암을 가보지 못했
다. 전국 사찰을 제법 헤매고 다녔다는 이력에서도 백련암은 제외였다. 그
러니 불교신문 기자했다는 게 허당이고 허풍으로 남는 수밖에. 이런 처지
에 늦게나마 백련암을 참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행운이며 감지
덕지다. 더욱이 하안거 결제 중에 해인총림 전 대중을 상대로 백련암이 대
중공양을 마련하는 자리라고 하니 그 전경이 미리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흥
분이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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