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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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된 보다 상세한 설명이 『상윳따니까야·깟짜야나곳따경』에 나
온다. 이 경전에 의하면 있음과 없음의 양 극단을 벗어나는 것이 중도이고
그 중도란 바로 12연기十二緣起이다. 여기에서 특징적인 것은 양극단에서
벗어난 중도가 바로 12연기를 가리킨다는 점이다. 『중론』에서는 중도가 12
연기를 가리킨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그러나 업과 번뇌를 소멸하여
해탈에 이르게 하는 과정을, 12연기의 각 지분을 근원에서부터 차례차례
소멸하여 해탈에 이르게 한다는 환멸문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해석
3)
이라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12연기의 실천수행적인 측면을 별
도로 두고 『중론』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중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
다. 『중론』제24장 18게송에 의하면, 연기란 어떤 것을 원인으로 어떤 것이
개념적으로 설정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중도이다. 즉 초기불교의 ‘양 극
단을 벗어난 중도’를 계승하면서도 쾌락과 고행의 양 극단에서 벗어난다는
실천 수행의 관점이나 존재와 비존재의 양극단에서 벗어난다는 존재론적
인 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적인 측면의 양극단에서도 벗어난 중
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중도 - 오래된 거울에 비치는 것
언어적인 측면의 극단이란 언어는 대상을 지칭할 수 있다는 주장과 언
어는 어떤 경우에도 대상을 지칭할 수 없기 때문에 무용하다는 주장의 양
극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예컨대 이전에 익힌 언어관습에 의해 어떤 것,
3) 특히 위 책의 공저자 고시마 기요타카와 마쓰모토 시로에 의하면 『중론』의 연기는 12연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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