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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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 채 일상심이 곧 청정심이라고 단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신수의 ‘간심간정론’과 혜능의 ‘청정심론’은 서로 배타적
            으로 이해되기보다는 서로 호혜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신수의 ‘간심

            간정론’은 청정심 실현을 위한 수행 과정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혜능

            의 ‘청정심론’은 수행결과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혜능 자신
            도 “자성인 마음자리를 지혜로써 관조하여 안팎이 밝게 트이게 되면, 자기
                                        4)
            의 본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하므로, 사실상 그가 마음 관찰
            을 전적으로 배척한 것은 아니다.

              수행에서 나타나는 마음의 단계는 여럿일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이 정리
            될 수 있다: 1) 일상적 마음은 (마음을 반성하지 않으며) 청정하지 않다. 2) 반
            성적 마음은 (마음을 반성하면서) 처음에는 청정하지 않은 마음을 본다. 3) 반

            성적 마음은 (마음을 반성하면서) 점차로 청정한 마음을 본다. 4) 최종적으로

            마음은 (마음을 반성하지 않으면서도) 청정한 마음으로 실현된다. 이러한 마음
            의 네 단계를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수행의 단계들로 본 마음의 네 단계(화살표는 관찰방향을 표시함)
               1   반성하지 않는 마음               망념심: 청정하지 않은 마음

              2    반성하는 마음 →                망념심: 청정하지 않은 마음
              3    반성하는 마음 →                청정심: 청정한 마음
              4    반성하지 않는 마음               청정심: 청정한 마음









            4)  大正新脩大藏經, 敦煌本 『六祖壇經』, T2007_.48.0340c17-c18: 自性心地. 以智惠觀照. 内外名(=明)徹
             識自本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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