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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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존경심을 표시한다. 말로만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게 아니다. 실
           제로 몸을 내던져 나를 한없이 낮추면서 상대에 대해서는 최상의 존경심
           을 표하는 것이다. 이만한 하심이 어디 있는가? 결국 이는 모두 수행으로

           귀결된다.

             공덕을 쌓는 효과도 크다. 『업보차별경』에서는 부처님께 절하고 예배하
           면 열 가지 공덕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첫째, 32상과 80종호를 갖춘 묘색
           신妙色身이 구비된다. 한마디로 엄청난 미모와 건강과 육체를 지니게 된다

           는 것이다. 둘째, 모든 이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이 된다. 셋째, 모든 두려

           움이 소멸된다. 넷째, 부처님께서 늘 지켜주신다. 다섯째, 위의威儀를 갖추
           게 되므로 항상 청아하고 단정한 몸을 유지한다. 여섯째, 화합심이 길러지
           므로 항상 선한 벗들이 몰려든다. 일곱째, 주위의 사랑과 공경을 받게 된

           다. 여덟째, 큰 복과 덕을 갖추게 된다. 아홉째, 죽은 뒤에는 부처님이 계

           신 극락세계에 태어난다. 열째,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게 된다.
             하심은 자기를 비워내는 작업이다. 절의 횟수가 5백배를 넘어서고 천배
           를 넘어서면 자신의 몸이 가벼워진다. 천 근 만 근 몸이 무거워질 것 같지

           만 오히려 그 반대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거사는 “어느 때 절 삼매에 빠져

           있노라면 내 몸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
           래서일까. 시간이 지나도 낙오하는 사람이 없다. 백팔대참회예불문은 음
           악처럼 리듬을 타고 있고, 신도들의 절은 땅으로 돌아가는 낙엽처럼 가볍

           기 그지없다. 삼천배는 사리탑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잠시 점

           심공양을 위해 들른 백련암에서도 백팔대참회예불문에 맞춰 신도들이 삼
           천배 정진에 몰두하고 있었다. 성철 스님 등상等像이 봉안된 고심원古心
           院도 땀에 젖어있는 상황. 다음 날 오전 7시 회향이다.

             이번 성철 스님 열반 25주기 추모법회에서는 『성철 큰스님을 그리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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