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P. 35
는 도중에 일어난 사건이 바로 코끼리를 한 손으로 던졌다는 일화이다.
어느 날 정반왕은 ‘나의 아들이 총명해 글과 산수를 잘한다는 것은 사방
에서 모두 알겠지만, 활쏘기 재주만은 백성들이 아직 잘 모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는, 7일 후에 무예 시합을 개최한다고 온 나라에 알렸다. 7일째
되던 날 데바닷타는 많은 무리와 함께 맨 먼저 성을 나오는데, 큰 코끼리
가 성문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러자 그는 혼자 코끼리에게 다가가 손으
로 코끼리의 머리를 쳐 땅에 쓰러뜨리고는, 일행이 지나가게 했다. 그 뒤
난다가 무리들과 함께 성에서 나가려 하는데, 데바닷타가 쓰러뜨린 코끼
리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는 발가락으로 코끼리를 잡아 길가
로 던져 놓았다.
그 때 성문을 나서던 싯다르타 태자는 데바닷타와 난다가 한 행위를 구
경하던 사람들을 보고 ‘지금이 바로 힘을 보여줄 때로구나’라고 생각하고
는, 한 손으로 코끼리를 집어서 성 밖으로 던져놓았다. 돌아와서 손을 보
니 다친 데도 없었고, 코끼리는 다시 살아나 괴로워하는 바도 없었다. 이
를 보고 모두가 태자를 찬탄했으며, 정반왕도 이 사실을 전해 듣고 깊은 감
명을 받았다.
페샤와르박물관의 <코끼리를 던지는 싯다르타 태자>(사진 5)에는 코끼
리의 머리를 치는 데바닷타, 쓰러진 코끼리를 옮기는 난다, 한 손으로 코
끼리를 던지는 싯다르타 태자가 시계방향으로 순서대로 표현되어 있다.
성문에서 나오는 코끼리를 치려고 오른손을 번쩍 위로 들고 있는 인물
이 바로 데바닷타이다. 난다는 땅에 쓰러진 코끼리의 꼬리를 잡아끌고는
어딘가로 옮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현재인과경』에서는 ‘발가락
으로 코끼리를 잡아 길가로 던져 놓았다’고 했으나, 『근본설일체유부비나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