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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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고 훌륭한 일을 위하여 참되고 성실한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는 것’
           이 ‘최선’이라는 말의 본래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자주 쓰는 것에
           비하면 그 의미가 자못 무겁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런 의미로 ‘최선을 다하

           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최선’이라는 말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정직하게 살피려면, ‘최선’이
           라는 말이 가장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곳을 찾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
           다. 정치판을 가장 먼저 찾아야겠지요. 그 가운데서도 선거 운동 현장이야

           말로 ‘최선’의 경연장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저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

           르짖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차선은커녕 ‘차악의 선택’을 강요당하
           는 선거를 자주 경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량(?)들이 외치는 ‘최선’이
           란 과연 어떤 종류의 최선일까요.

             스포츠 현장도 최선의 경연장입니다. 강팀과 약팀이 맞붙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은 강팀이 이기고, 최선을 다한 약팀이 지는 것이 예사입니다. 승
           리한 강팀에게 비난이, 패배한 약팀에게 찬사가 돌아가기도 합니다. 하지
           만 비난 받았던 그 강팀이 최종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을 때, 예의 비난

           은 최선의 전략이었다는 찬사로 바뀝니다. 스포츠 현장에서 벌어지는 최

           선은 또 어떤 종류의 최선일까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맞붙었
           습니다. 전반전이 무승부로 끝난 다음 후반전 6분에 골키퍼와 마라도나가

           1:1로 경합하던 상황에서 마라도나는  손을 사용해 골을 넣었습니다. 잉글

           랜드 팀은 강력히 항의했지만 주심은 정당한 골로 인정했습니다. 결국 이
           경기는 2:1로 아르헨티나가 승리했습니다. 경기 후 마라도나는 인터뷰에
           서 “그 골은 ‘신의 손’에 맞고 들어간 것”이라고 발언하여 더욱 논란을 일으

           켰습니다. 마라도나의 그 발언은 ‘최선’ 이상의 주장이었습니다. 더욱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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