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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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친 보살의 생애에 대해서는 위진남북조시대에 인도에서 중국에 오신
진제眞諦 스님의 『바수반두법사전婆藪槃豆法師傳』의 내용을 간단하게 축약해
기술하겠습니다. 『바수반두법사전』에 따르면 세친 보살은 부처님께서 열
반하신 후 900년이 지나서 서북 인도 간다라 지방의 푸르샤푸라[페샤와르]
에서 바라문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이름은 바수반두
Vasubandhu였습니다. 바수vasu는 부富·보석·바수천(天의 이름), 반두
bandhu는 친족·붕우朋友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의미를 살려 진제 스님은
세친 보살을 ‘천친天親 보살’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그는 처음에 부파불교
의 일파인 설일체유부에 출가하여 경량부(經量部, Sautrāntika)의 입장에서
설일체유부의 사상을 정리한 『구사론』을 지어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 후 친
형인 무착보살의 권유로 대승불교로 전향하여 수많은 유식의 논서를 저술
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승경전에 대한 많은 주석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80
세에 아요디아에서 입적했습니다.
세친 보살의 삶과 한국 불자들의 책무
한편 티베트 출신의 출가자인 부톤(Bu ton)의 『불교사』에는 세친보살에
관한 흥미로운 기술이 남아있습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
습니다.
“어떤 여성신자가 불교의 쇠퇴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는 여자
의 몸으로는 불교를 흥기시킬 수가 없다고 생각하여 남자 아이
를 낳아 그들에게 불교의 흥기를 의탁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녀
는 먼저 크샤트리아 출신의 남자와 관계를 가져 남자아이를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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