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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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유명한 한역자인 구마라집(鳩摩羅什, Kumārajīva, 344~413) 주변의 전승,
티베트 전승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에 기록된 세친 보살의 연대는 제각각
이라 일치하지 않지만, 크게 나누면 불멸 900년 후, 1000년, 1100년의 셋
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서기로 말하면 대략 4세기·5세기에 해당
됩니다. 그 결과 세친 보살의 연대는 연구자에 따라 다양한 주장이 있게 된
것입니다. 프라우발너 교수는 이것에 주목하여 세친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실제로 2명이었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전승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세친 2인설과 인도인의 역사관
세친 2인설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근거가 있습니다. 『구사론』에 대한 주
석서(『abhidharmakośa-vyākhyā』)를 쓴 인도의 학승 야쇼미트라Yaśomitra나
현장 스님의 제자인 보광普光이 쓴 『구사론기俱舍論記』라는 주석서에서 『구
사론』의 저자인 세친[바수반두]과는 다른 별도의 바수반두가 있다고 기술하
고 있습니다. 야쇼미트라 논사는 이 ‘별도의 바수반두’를 ‘고사古師 바수반
두vŗddhācārya-Vasubandhu’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구사론기』에서는 이 사
람을 ‘고세친古世親’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프라우발너 교수는 야쇼미트
라 논사의 기록을 근거로 고古 바수반두와 신新 바수반두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프라우발너 교수는 고사古師 바수반두를 전승에 있는 불멸 후 900
년경의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구마라집의 자료에 근거하여 4
세기 전반의 사람이라고 추정하였습니다.
한편 『구사론』의 작자인 신사新師 바수반두에 대해서는 불멸 후 1000년
또는 1100년에 해당하는 5세기 경 사람이라고 추론하였습니다. 『구사론』
이외에도 『승의칠십론』 등의 작자도 이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프라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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