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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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착이라고 하였다. 다음에는 바라문 출신 남자와 관계를 가
                져 두 번째 자식을 낳아 세친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둘을 홀로
                키웠다. 그런데 당시 인도에서는 자식은 부친의 직업을 세습하

                였기에 그녀의 두 아들은 ‘어머니! 저의 부친의 직업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너희들을 낳은 것은 아버
                지의 직업을 이어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불교를 세상에 널리
                퍼뜨리게 위해 너희들을 낳았다. 너희 형제는 출가하여 불교를

                배우고, 불교를 널리 전파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두 형제는 출가하였다.”


             독자 여러분은 부톤의 기록을 읽고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꾸며낸 이

           야기 같나요? 제가 세친 보살의 일화를 소개한 것은 이야기의 진위여부를

           가리려고 소개한 것이 아닙니다. 이 일화를 통해 후대 불교도에게 전하고
           자 한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불교가 쇠퇴해가는 모
           습을 보고서 그녀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간절한 그녀의 불

           심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야기의 진위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독

           자들께서는 뜬금없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지금 한국불교는 쇠퇴의 길을 걷
           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불교도라면 현재now·여기서
           here·나I는 한국불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세친 보살의 어머니처럼

           각자 고민해 보시고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친 보살은 수많은 저작과 주석서를 남겼습니다. 독자들께서는 저작들
           을 나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저작을 살펴보면 그가 불교에 공헌한 업적을 알 수 있기에 저작

           들을 열거해보겠습니다. 세친 보살의 저작은 분량도 많고 내용도 실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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