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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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이다.
              맹자는 장례에 대한 논의 중에 이렇게 말한다.



                대체로 상고 시대에 부모를 매장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부모가 돌아가시자 들것에 들어다가 시신을 산 속 계곡에 내다
                버렸다. 며칠이 지나서 그 사람이 그 곳을 지나다가, 여우와 살
                쾡이가 뜯어먹고 쉬파리와 등에가 파먹는 것을 보고서는, 그 사

                람은 이마에 진땀을 흥건히 흘리며 곁눈질로 볼 뿐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였다. 그가 이렇게 진땀을 흘린 것은 남들에게 보
                여주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요, 진실로 마음속으로 뉘우쳐 얼굴
                에 드러나게 된 것이니, 아마도 그는 집으로 돌아와 삼태기와

                삽을 가지고 가서 시신을 다시 매장하였을 것이다. 시신을 매장

                하는 것이 참으로 옳은 일이라면, 효자와 어진 이들이 자신의
                                                                6)
                부모를 장례 치르는 것도 반드시 그 나름의 도리가 있다.


              위의 내용 중에 “시신을 산 속 계곡에 내다버려…여우와 살쾡이가 뜯어

            먹고 쉬파리와 등에가 파먹는”다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중국 상고시대의
            천장天葬을 말한다. 천장이란 풍장風葬을 의미한다. 풍장이란 사체를 지상
            혹은 나무 위, 암반 등의 자연상태에 방치해두고 비바람을 맞아 부패하여

            자연 소멸시키는 방법이다. 뼈를 수습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둔다. 이







            6)  『孟子』, 「滕文公章句·上」: 蓋上世嘗有不葬其親者, 其親死, 則擧而委之於壑, 他日過之, 狐狸食之, 蠅
             蚋姑嘬之, 其顙有泚, 睨而不視, 夫泚也, 非爲人泚, 中心達於面目, 蓋歸反虆梩而掩之, 掩之誠是也,
             則孝子仁人之掩其親, 亦必有道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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